전체 글 (22) 썸네일형 리스트형 양서고 이야기 5. 급식 나는 고1 때 아주 잠깐 양서고 교사를 꿈꾼 적이 있다. 교직에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고, 양서고 교사를 하면 은퇴할 때까지 양서고 급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만큼 급식이 맛있었다. 급식 질이 좋아 영양사 선생님께서 무슨 표창도 받으셨다고 했고 (자세히는 모름), 입학설명회에서는 매번 ‘맛있는 급식’을 학교 장점으로 강조했다. 게다가 급식비도 저렴했는데, 양평지역 쌀과 한우를 써서 비용 절감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다. 문제라면 칼로리와 맛은 비례하기 마련이라 살찌는 학생들이 속출했다는 것... 10kg 찐 친구들도 꽤 봤다. 양서고에서 맛있었던 메뉴를 대보라고 하면 졸업한 지 9년이 지난 지금도 줄줄이 나온다. 치킨마요, 화덕피자, 수제요거트, 치즈불닭, 나가사끼짬뽕, 파닭, .. 양서고 이야기 4. 배달음식 (치킨신드롬 양수점) 이 글의 제목은 배달음식이라고 쓰고 신드롬이라고 읽는다. 왜냐하면 신드롬 외에 우리가 많이 시켜 먹던 곳들은 전부 망해버렸기 때문. 네네치킨은 학교 다니는 동안 사라졌고, TOT는 졸업 직후 거의 바로 망했다. 아딸도 언젠지는 모르지만 망했다더라. 내게 양파닭과 스노윙치킨이라는 신세계를 알려 준 네네야 안녕. 골드다릿살버거가 참 맛있었던, 고3 내내 1-2주에 한 번은 시켜 먹었던 TOT야 안녕. 그렇지만 양서고 학생이라면 모두 공감할 거다. 신드롬 하나만으로 글 분량은 넉넉히 뽑는다. 치킨신드롬은 양수역 2분 거리에 있는, 매장에 4개 테이블이 있는 작은 치킨집이다. 구글이나 네이버에 치킨신드롬 양수점을 검색해 보면, “근처 고등학교 다녔던 친구가 추천해줘서 두물머리 여행 온 김에 와 보게 되었어요~.. 양서고 이야기 3. 괴담과 전설 당신은 귀신을 믿는가? 나는 귀신의 존재에 대해 불가지론적인 입장이었다. 설사 귀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어차피 나는 영적으로 둔감해서 모를 테니 있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양서고에서 2가지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나서는 귀신이라는 게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파묘에 나오는 귀신이 아니라 해리포터에 나오는 사람 놀리기 좋아하는 피브스 느낌이긴 하지만…. 1. 2기숙사 404호 1학년 여름방학 때 일이다. 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기숙사에 잔류할지 본가로 돌아갈지 선택해야 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동안은 아무래도 사교육을 받기 어려웠어서, 보통 학원 수업이나 과외를 원하는 학생들은 본가로 갔다. 나는 룸메이트 J와 함께 기숙사 잔류를 택했다. 사교육보다 자율학습이 .. 양서고 이야기 2. 은어_JP, BK, 타방 외 1. 다음 은어는 JP다. 양서고 내의 커플을 일컫는 말이다. JP는 학년별로 뜻이 다른데, 이하와 같다. 1학년: J (X나) P (풍기문란) 2학년: J (진정한) P (파트너) 3학년: J (재수) P (파트너) 교지편집부(프레스) 선배 누군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JP의 첫 출발은 ‘X나 풍기문란’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JP라는 초성이 ‘재수 파트너’에 들어맞아 자연스레 3학년은 그렇게 정해졌으며, 두 뜻이 모두 부정적인 게 안타까웠던 모 선생님이 ‘진정한 파트너’를 추가하셨다고 한다. 그렇지만 ‘진정한 파트너’나 ‘재수 파트너’나 둘 다 그렇게 들어맞지는 않는 듯하다. 재학시절 JP 중 현재까지 사귀고 있는 친구들은 한 커플도 없다. 그리고 3학년 때 JP 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한 명은 좋.. 양서고 이야기 1. 은어_타임 여느 고립된 집단답게 양서고에는 여러 은어가 있었다. 1. 우리는 생활 시간표에 정해져 있는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타임’이라고 불렀다. 누가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입학하기 한참 전부터 타임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보통 동사 ‘뛰다’를 붙여 썼다. 앉아서 가만히 공부만 하는데 왜 타임을 뛴다고 말하는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튼간 그렇게 썼다. 타임은 기본적으로 1타임, 2타임으로 나뉜다. 7시부터 9시 10분까지가 1타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가 2타임인가 그랬다. 남학생과 여학생 독서실의 쉬는 시간이 20분 차이가 났는데, 연애하지 말라는 이유에서였다. 정규 타임 시간이 1타임, 2타임이었고 그 외의 자율학습 시간이 생기면 그건 0타, 아타, 새타 등.. 양서고 이야기 0. 프롤로그 얼마 전 친구가 단톡방에 나무위키 ‘양서고’ 항목 링크를 올렸다. 들어가서 읽어보면 꽤 재미질 거라고 했다. 뭐라더라. 첫 문단에 교장 교감 선생님 성함이 바뀌어 있는 것부터가 신기했고, 끝에 신드롬 치킨집 이야기도 있어서 웃겼댔나. 여하튼 그 친구가, 누군가 나무위키에 세세한 내용을 적어주면 너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이 블로그 글을 조금씩 구상하기 시작했다. 나무위키에 쓸 법한 글을 나무위키가 아니라 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나는 나무위키 글 수정하는 방법을 모른다. 둘째, 나중에 이 글을 내 동창 중 누군가가 읽는다면 캡처해서 네 블로그냐고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 동창 중 누구한테서 가장 먼저 연락이 올지 궁금하다. 동창이 아니어도 저를 아시던 분들이라면 연락 좀 주세요...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