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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고 이야기

양서고 이야기 0. 프롤로그

출처: 양서고등학교 페이스북

 

 얼마 전 친구가 단톡방에 나무위키 양서고항목 링크를 올렸다. 들어가서 읽어보면 꽤 재미질 거라고 했다. 뭐라더라. 첫 문단에 교장 교감 선생님 성함이 바뀌어 있는 것부터가 신기했고, 끝에 신드롬 치킨집 이야기도 있어서 웃겼댔나. 여하튼 그 친구가, 누군가 나무위키에 세세한 내용을 적어주면 너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이 블로그 글을 조금씩 구상하기 시작했다.

 

 나무위키에 쓸 법한 글을 나무위키가 아니라 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나는 나무위키 글 수정하는 방법을 모른다. 둘째, 나중에 이 글을 내 동창 중 누군가가 읽는다면 캡처해서 네 블로그냐고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 동창 중 누구한테서 가장 먼저 연락이 올지 궁금하다. 동창이 아니어도 저를 아시던 분들이라면 연락 좀 주세요. (참고로 블로그 닉네임은 본명이 아니라 필명임.)

 

 참고로 양서고 진학을 고려하는 중학생분들이나 학부모님들이 검색엔진을 타고 이 글에 도달하신 뒤 오해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면, 저는 2016년에 양서고를 졸업한 학생입니다. 제가 묘사할 양서고는 현재 양서고와 꽤 다를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저희 때는 전교생 핸드폰 소지 금지였는데 요즘은 등교 후 걷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자 기숙사의 경우 저희 때는 181실이 있었을 정도로 시설이 열악했지만 지금은 리모델링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양서고를 졸업한 지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까지도 많은 양서고 친구들과 서로 연락하며 지내는데, 보면 그 시절을 아름답게 반짝이던 청춘으로 기억하는 친구들도 있고, 갇혀서 공부만 해야 했던 인생의 암흑기로 기억하는 친구들도 있다. 나는 전자에 해당하지만 후자인 친구들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들 입시 스트레스에 짓눌린 와중에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게 절대 쉽지만은 않았으니까.

 

 그래도 전자든 후자든 대부분 한 가지는 동의하는 것 같다. 우리는 자아가 정립되는 시기에 그곳에 있었고, 그곳에서의 경험이 우리의 많은 부분을 구성하게 되었다는 것.

 스물여덟 해를 사는 동안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공간의 이야기를 쓰려니 설레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