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음 은어는 JP다. 양서고 내의 커플을 일컫는 말이다.
JP는 학년별로 뜻이 다른데, 이하와 같다.
1학년: J (X나) P (풍기문란)
2학년: J (진정한) P (파트너)
3학년: J (재수) P (파트너)
교지편집부(프레스) 선배 누군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JP의 첫 출발은 ‘X나 풍기문란’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JP라는 초성이 ‘재수 파트너’에 들어맞아 자연스레 3학년은 그렇게 정해졌으며, 두 뜻이 모두 부정적인 게 안타까웠던 모 선생님이 ‘진정한 파트너’를 추가하셨다고 한다.
그렇지만 ‘진정한 파트너’나 ‘재수 파트너’나 둘 다 그렇게 들어맞지는 않는 듯하다. 재학시절 JP 중 현재까지 사귀고 있는 친구들은 한 커플도 없다. 그리고 3학년 때 JP 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한 명은 좋은 대학에 갔고 한 명은 재수했다. 한 명이 재수하긴 했지만 같이 재수한 건 아니니까.
아무래도 처음 뜻이 맞는 것 같다.
2.
JP에서 파생된 은어로 BP, IP가 있다. BP는 B (바깥) P (파트너)로, 양서고 밖에 연인이 있는 경우를 일컬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사귀던 친구가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IP는, 무려 I (International) P (파트너) 다. 양서고는 대만 죽동고와 자매결연이 되어있어 매년 학기 초 죽동고 방문 행사를 하는데, 과거 이 행사에서 양서고 학생이 죽동고 학생과 커플이 된 케이스가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3.
BK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뜻하는 말이다. 과거 쓰레기 분리수거 담당하시는 선생님 이니셜이 BK였다고 하는데, 내가 입학했던 2013년에도 이미 안 계시던 분이셔서 정확한 성함은 모른다.
4.
타방은 야간 점호 이후에 자기 방이 아닌 남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타방을 하는 이유는 수다를 떨기 위함이기에 이것도 룸메이트들 간 큰 갈등의 요소가 됐다. 자고 싶어 하는 룸메이트를 방해해서는 안 되므로 타방 행위는 벌점 사유였지만, 친구와 놀고 싶어 하는 그 나이대 애들을 결코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유독 타방을 많이 오는 방은 ‘타방의 메카’라고 불렸다. 룸메이트 중 MBTI E 비율이 높은 방이 보통 타방의 메카가 되곤 했다.
5.
방언니는 1년 전 그 기숙사 방을 썼던 선배를 뜻하는 말이다. 남기숙사에서 ‘방형’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으니 여기숙사에만 있는 문화였던 것 같다. 3월 초 1학년이 입학하면 2학년 방언니들이 몰래 배달 음식을 사 들고 그 방에 찾아가서 인사했는데 이를 ‘방돌이’라고 했다. 이것도 사감부에서는 벌점을 부과하며 근절시키고자 했던 문화였지만, 방돌이 때 동아리 정보나 생활 관련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방언니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내심 서운해하기도 했다.
6.
타싸는 공부 목적이 아닌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통칭하는 말이다. 학습 분위기 진작을 위해 타싸도 금지였지만 몰래몰래 했었다. 우리 때 유행했던 건 페이스북 테트리스.
토렌트로 PMP에 드라마나 예능을 다운받아서 보는 친구들도 많았다. 독서실 감독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셨을 때를 틈타 독서실에서 몰래 다운받던 친구들이 대다수였지만, 진짜 고수는 수학실에서 받았다. 수학실은 이동수업 때 쓰여서 상주하시는 선생님이 따로 안 계셨고 문도 항상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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