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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고 이야기 6. 경의중앙선 1. 양서고는 경의중앙선 양수역과 딱 붙어 있다. 양수역 2번 출구에서 50m 거리다. 그래서 부모님이 자가용으로 데려다 주시는 게 아니면 보통 학교 출입은 경의중앙선으로 했다.  난 이 점을 꽤 좋아했는데, 교통이 편리해서만은 아니었다. 해리 포터 생각이 나서였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 세대에는 해리 포터 광인들이 꽤 많았다. 11살에 부엉이가 안 온 걸 보고 '아직 만 11세가 아니어서 그렇다' 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던 사람이 우리 세대에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거다.   해리 포터 전 권을 열 번씩은 읽었고 은 최소 서른 번 읽었던 사람으로서, 기차를 타고 가는 기숙사 학교? 이런 낭만을 놓칠 수는 없지. 경의중앙선 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전철의 배차간격은 3..
뮤지컬 레미제라블 02. On parole / The bishop [가사/해석] (뮤지컬 ver) 들을 때마다 언제나 마지막 주교의 대사에 이르러 코끝이 찡해지는 넘버.  2. On parole / The bishop (가석방 중에/주교) [VALJEAN]Freedom is mine. The earth is still.I feel the wind. I breathe againAnd the sky clears The world is wakingDrink from the pool. How clean the taste Never forget the years, the wasteNor forgive them for what they've doneThey are the guilty—every oneThe day beginsAnd now let's seeWhat this new worldWill do for m..
2024년 상반기 독서목록 ※ 원래 정말 좋아하는 책 아니면 평점이 박한 편입니다.    특별히 별로였던 이유가 있는 경우 ★☆☆☆☆    읽은 시간이 좀 아까웠을 경우 ★★☆☆☆     읽은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으나 오래 기억도 안 남는 경우 ★★★☆☆    좋았음 ★★★★☆    한동안은 인생책일 듯함 ★★★★★  비문학 제목분야평점비고1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심리★★☆☆☆비슷한 다른 류의 책에 비해 이렇다할 특이점 없음.2하루 한 잔의 인문학인문★★★☆☆대학교 1학년 교양수업 같음. 넓고 얕은 책.동양철학과 인공지능 철학도 다루었다는 점이 좋아서 별 3개.3불안심리★★☆☆☆지나치게 방대한 분량의 예시가 집중을 방해함.분석한 내용도, 과거에는 탁월한 내용이었을 수 있겠으나 지금은 뻔한 감이 있음.4부의 추월차선경제★☆☆☆☆"..
뮤지컬 레미제라블 01. Overture work song [가사/해석] (뮤지컬 ver) "2035년에 영국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 50주년 기념공연 보기" 는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거의 10년 가까이를 뮤덕으로 살면서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 레미제라블이기 때문.2035년에 공연에 온전히 집중하려면 가사 리스닝을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25주년 기념공연(2010) 넘버들을 들어 보면 영국 발음인데다 합창 부분에 딕션이 뭉개지는 부분이 많아 청해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 때 원활하게 듣기 위해 정리해두는 가사.레미제라블 가사를 검색하면 영화 버전이 많이 뜨지만, 나는 뮤지컬을 볼 것이므로 뮤지컬 버전으로 가져왔다.해석은 직접 했다. 영어 공부할 겸.  01. Overture work song (서곡)[CHAIN GANG] Look down, Look down Don't look 'em..
양서고 이야기 5. 급식 나는 고1 때 아주 잠깐 양서고 교사를 꿈꾼 적이 있다. 교직에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고, 양서고 교사를 하면 은퇴할 때까지 양서고 급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만큼 급식이 맛있었다. 급식 질이 좋아 영양사 선생님께서 무슨 표창도 받으셨다고 했고 (자세히는 모름), 입학설명회에서는 매번 ‘맛있는 급식’을 학교 장점으로 강조했다. 게다가 급식비도 저렴했는데, 양평지역 쌀과 한우를 써서 비용 절감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다. 문제라면 칼로리와 맛은 비례하기 마련이라 살찌는 학생들이 속출했다는 것... 10kg 찐 친구들도 꽤 봤다.  양서고에서 맛있었던 메뉴를 대보라고 하면 졸업한 지 9년이 지난 지금도 줄줄이 나온다. 치킨마요, 화덕피자, 수제요거트, 치즈불닭, 나가사끼짬뽕, 파닭, ..
양서고 이야기 4. 배달음식 (치킨신드롬 양수점) 이 글의 제목은 배달음식이라고 쓰고 신드롬이라고 읽는다. 왜냐하면 신드롬 외에 우리가 많이 시켜 먹던 곳들은 전부 망해버렸기 때문. 네네치킨은 학교 다니는 동안 사라졌고, TOT는 졸업 직후 거의 바로 망했다. 아딸도 언젠지는 모르지만 망했다더라. 내게 양파닭과 스노윙치킨이라는 신세계를 알려 준 네네야 안녕. 골드다릿살버거가 참 맛있었던, 고3 내내 1-2주에 한 번은 시켜 먹었던 TOT야 안녕. 그렇지만 양서고 학생이라면 모두 공감할 거다. 신드롬 하나만으로 글 분량은 넉넉히 뽑는다.  치킨신드롬은 양수역 2분 거리에 있는, 매장에 4개 테이블이 있는 작은 치킨집이다. 구글이나 네이버에 치킨신드롬 양수점을 검색해 보면, “근처 고등학교 다녔던 친구가 추천해줘서 두물머리 여행 온 김에 와 보게 되었어요~..
양서고 이야기 3. 괴담과 전설 당신은 귀신을 믿는가? 나는 귀신의 존재에 대해 불가지론적인 입장이었다. 설사 귀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어차피 나는 영적으로 둔감해서 모를 테니 있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양서고에서 2가지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나서는 귀신이라는 게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파묘에 나오는 귀신이 아니라 해리포터에 나오는 사람 놀리기 좋아하는 피브스 느낌이긴 하지만….  1.  2기숙사 404호  1학년 여름방학 때 일이다. 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기숙사에 잔류할지 본가로 돌아갈지 선택해야 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동안은 아무래도 사교육을 받기 어려웠어서, 보통 학원 수업이나 과외를 원하는 학생들은 본가로 갔다. 나는 룸메이트 J와 함께 기숙사 잔류를 택했다. 사교육보다 자율학습이 ..
양서고 이야기 2. 은어_JP, BK, 타방 외 1. 다음 은어는 JP다. 양서고 내의 커플을 일컫는 말이다. JP는 학년별로 뜻이 다른데, 이하와 같다.  1학년: J (X나) P (풍기문란) 2학년: J (진정한) P (파트너) 3학년: J (재수) P (파트너)  교지편집부(프레스) 선배 누군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JP의 첫 출발은 ‘X나 풍기문란’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JP라는 초성이 ‘재수 파트너’에 들어맞아 자연스레 3학년은 그렇게 정해졌으며, 두 뜻이 모두 부정적인 게 안타까웠던 모 선생님이 ‘진정한 파트너’를 추가하셨다고 한다.  그렇지만 ‘진정한 파트너’나 ‘재수 파트너’나 둘 다 그렇게 들어맞지는 않는 듯하다. 재학시절 JP 중 현재까지 사귀고 있는 친구들은 한 커플도 없다. 그리고 3학년 때 JP 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한 명은 좋..